Saturday, November 12, 2005

<인터뷰> 미 독립영화계 스타 강영만 감독

<인터뷰> 미 독립영화계 스타 강영만 감독

[연합뉴스 2005-11-10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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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이 남 통신원 = 9일(현지시간) 미국 샌타모니카에서 폐막된 아메리칸 필름마켓(AFM)에는 지난달 뉴욕독립영화제에서 최우수 액션영화상을 수상한 재미감독 강영만 씨의 '마지막 이브'(The Last Eve)와 '비누 아가씨'(Soap Girl)도 출품돼 눈길을 모았다.
미국 배급사를 통해 시장에 나온 '비누 아가씨'는 이미 싱가포르, 대만 등에 팔려나갔고 '마지막 이브'는 미국, 터키, 스페인, 영국, 태국, 프랑스 등과 함께 한국의 바이어들이 큰 관심을 보여 조만간 극장 개봉이 이루어질 전망이다.

거대 예산과 스타로 시장을 지배하는 할리우드 영화에 맞서 독특한 발상 하나로 승부하는 저예산 독립영화들이 영화제가 아닌 일반 극장에서 개봉되는 확률은 매우 낮다. 하지만 강영만 감독은 지금까지 만든 5편의 영화 중 2편이 이미 극장에서 개봉돼 화제를 모았고, 각종 독립영화제에서도 잇따라 수상을 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2000년 단돈 980달러(약 100만원)로 만든 장편영화 '큐피드의 실수'(Cupid's Mistake)로 그는 '최저예산 영화를 미국 극장에 배급한 영화인'으로 기네스북에 올라있고, 할리우드 마사지 팔러에서 일하는 한인 여성이 숫총각 시인과 사랑에 빠지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내용을 다룬 2003년도 로맨틱 코미디 '비누 아가씨'도 주류 언론과 영화계의 주목을 받으며 극장에 간판을 내걸었다.

'비누 아가씨'는 빅베어 국제영화제 아시안아메리칸 쇼케이스 부분에서 최우수영화 관객상을 수상하기도 했는데 영화 속에 그려진 아시아 여성들의 이미지를 놓고 관객이 인터넷 사이트에서 열띤 논쟁을 펼치기도 했다.

2002년에 만든 다큐멘터리 '헤이티의 어린이 노예들'(Haitian Slave Children)은 자메리칸 영화제 최우수 다큐멘터리상과 휴스턴 영화제 은상을 수상했다.

7일 로스앤젤레스 한국문화원에서 시사회를 가진 '마지막 이브'는 '아담과 이브', '카인과 아벨', '뱀의 유혹' 등 세 편의 단편영화로 이뤄진 옴니버스 영화. 성서의 창세기 이야기를 현대적으로 해석하면서 SF적 판타지, 무술 및 액션영화 등을 섞은 특이한 스타일과 분위기를 풍기는 작품이다.

강 감독의 말을 빌리면 "첫 단편은 컬트 스타일로, 두번째 단편은 사실적인 액션으로 와이어 연기를 별로 쓰지 않고 한국에서 찍었으며, 마지막 세번째 단편은 뱀의 유혹에 넘어간 이브의 갈등을 담은 드라마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스스로 제작, 감독, 시나리오 창작까지 1인 다역을 하면서 제작비를 아끼는 그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열정과 집념, 그리고 1년에 한 편꼴로 영화를 만들어내는 부지런함, 그리고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하루에 5만 달러에 빌리는 로케 장소를 무료로 쓸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영화계의 많은 친구들이 있어 생존하기 어렵다는 독립영화계에서 계속 창작 활동을 하면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충남 서산에서 태어난 '촌놈'이라고 자신을 표현하는 그는 영화 공부를 하기 위해 홍익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한 94년 혈혈단신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뉴스쿨에서 영화 연출을 공부한 후 97년 로스앤젤레스로 옮겨와 막말로 '맨땅에 헤딩하는' 방식으로 조금씩 조금씩 영화계에서 자신의 입지를 쌓아가기 시작했다.

다양한 장르의 혼합, 기독교와 불교적인 세계의 혼재, 동양과 서양의 만남 등 서로 다른 요소들을 섞은 '라스트 이브'처럼 앞으로도 "장르, 인종, 공간의 구분없이 다양한 방식을 혼용한 영화들을 만들고 싶다"는 강 감독은 차기작으로 재미교포 배우 칼 윤을 주인공으로 한 '김치 전사'(Kimchee Warrior)를 준비하고 있다. 무술액션과 코미디를 결합하게 될 영화로 김치의 비밀을 빼앗으려는 일본의 계략에 맞서 가문의 전통을 지키려는 김치 전사의 이야기라고 한다.

enam21@yna.co.kr (끝) <저 작 권 자(c)연 합 뉴 스. 무 단 전 재-재 배 포 금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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