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May 18, 2009

강영만 감독 - 필름 2.0 인터뷰


FILM2.0

이 감독들을 주목하라 강영만 감독

AFM에서 찾아낸 주목할 만한 감독들을 만났다. <라스트 이브>의 강영만.

"높은 벽, 장르로 공략한다"
<라스트 이브> 강영만 감독

홍익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미국으로 건너 간 강영만 감독은, 아직은 인생에서 한국에서 살았던 시간이 더 많은 재미교포 감독이다. 지난 2000년에는 약 1백만 원의 초저예산으로 만든 장편영화 <큐피드의 실수>로 ‘최저 예산 영화를 미국 극장에 배급한 영화인’으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후 그는 <소프 걸>(2002)로 빅베어레이크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고, 성서 속 아담과 이브를 모티브로 세 단편을 모은 네 번째 장편영화 <라스트 이브>(2005)는 뉴욕독립영화제에서 액션영화상을 수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당시 온라인 무비 매거진 필름 스렛(Film Threat)은 “액션 장면이 너무 아름답고 정교해 관객에게 최면적인 경험을 선사한다”고 호평했다. 서른이 다 된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 가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올라가 할리우드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그는 이른바 ‘재미교포 감독’의 또 다른 부류다.

어떻게 미국으로 갈 생각을 하게 됐나?

전공 자체가 영화가 아니다보니 한국이나 미국이나 바닥에서부터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럴 바에야 모험도 할 겸 미국에서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 졸업 후 1년 동안 유학자금도 모으고 영어공부도 하면서 준비한 끝에 뉴욕으로 갔다. 아마 지금 나이였으면 그때 그 결정을 하지 못했을 거다. NYU에 가고 싶었지만 학비도 만만찮았고, 빨리 영화는 하고 싶고 고민하다가 시네마테크에서 거의 살다시피 하며 만난 친구의 추천으로 실습 위주의 영화학교에 진학했다.

<라스트 이브>는 어떻게 시작됐나?

뉴욕에서 <소프 걸> 프리미어를 가졌을 때 브루스 칸이 찾아왔다. 홍금보의 무술팀인 홍가반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인데 <메달리온>에 출연하면서 뉴욕에 머물고 있던 중이었다. 액션영화를 한번 해보자고 제의해서 처음에는 단편을 하려고 했다. 그래서 데스밸리에서 그가 운영하던 마샬아트스쿨 사람들 등 8명의 배우와 스탭들이 밴을 빌려 촬영을 떠났다. 데스밸리의 묘한 분위기가 컬트적인 느낌을 줬다. 그러고 난 다음 한국에 들렀을 때 브루스 칸이 또 한 편을 찍자고 해서 광주에서 5.18 국립묘지 등에서 작업했다. 그러면서 한국에 있던 이응준, 함철훈 무술감독들이 참여했다. 그리고 이후 한 편을 더 만들어서 장편으로 완성했다. 필름스렛에서 그해 넘버 원 영화로 뽑혀 기뻤다.

그 반응은 어땠나?

레니 할린 감독으로부터 무술 배우들을 소개해달라는 섭외가 왔었다. 레니 할린이 캐나다에서 <컨비넌트>라는 액션영화를 찍을 때였는데 타이밍이 안 맞아 성사되지는 않았다. 일단 트레일러를 수만 명이 봤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독일 등지에서는 DVD로 출시가 됐고 내년 초 미국에서도 DVD가 나온다. AFM을 통해 유럽 쪽에서 딜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당신 입장에서 북미시장 진출을 어떻게 보고 있나?

한국영화로서 세 가지 관점이 있을 것이다. 한국에서 제작한 한국어 영화, 한국인 2세들이 미국에서 만드는 영어 영화, 그리고 나처럼 다 성장한 다음에 미국에 건너가 바닥부터 서서히 입지를 쌓아가는 케이스가 제3의 부류일 것이다. 한국영화도 아니고 그렇다고 완전히 미국영화도 아니라 어려움이 크다. 외국영화는 와이드릴리즈 자체가 힘든 형편이다보니 미국과 한국의 공동제작 형식이 제일 나은 선택이 아닐까 싶다. 그때의 장점이라면 양쪽 문화의 교량 역할일 텐데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스토리나 아이템도 굉장히 많다.

어떤 영화가 북미시장에서 통할 거라 보나?

장르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래도 드라마 장르로는 이름 있는 캐스트가 아니면 어필하기 힘들다. 그리고 이쪽 사람들은 무언가를 찍어서 보여준다는 게 중요하다. 그러지 않고는 우리는 어차피 관심권 밖이기 때문에 호기심을 끌기가 힘들다. <라스트 이브>도 홈페이지에 트레일러를 올려놓았는데, 그게 만약 드라마였다면 아무리 좋은 작품이었더라도 지금처럼 큰 반응을 얻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장르적으로 보면 최근 디지털 붐이 일면서 호러영화는 지나치게 양산된 느낌이다. 와인스타인이 <짝패>를 사가기도 했는데 그런 액션영화들이 통하지 않을까 한다. 현재 준비하고 있는 작품도 슈퍼 히어로물인데 시금치와 뽀빠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김치를 먹으면 초능력이 생긴다는 내용의 <김치 워리어>다.

The Last Eve Trailer

No comments: